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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항암치료 꼭 받아야 하나요, 항암치료 안하면 죽는 건가요? 항암치료를 하지 받지 않으면 생기는 일

by 잡다한박기자 2023. 2. 21.

암환자 중에는 어린 나이에 예상하지 못하게 암을 진단받았는데 이미 전이가 된 상태여서 수술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했으나 전이가 되면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판정 아닌 판정을 받게 되면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등 치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 갖게 되고, 주변에서 항암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소견을 들으면 치료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 항암치료를 꼭 받아야만 하는 걸까, 항암치료를 받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건지 현실적으로 설명해 보겠다. 필자는 항암치료 병동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간호사다. 

 

세포가 떠다니는 모습

 

암환자가 죽는 이유

 

암환자가 죽는 이유는 대강 이렇게 3가지로 나눠 설명할수 있겠다. 복합적인 원인도 있지만 대략 나누면 이렇게 3가지이다. 필자가 병원에서 근무하고 수많은 말기 암환자를 돌보면서 얻은 경험적인 지식으로 설명하겠다. 

 

1. 암의 진행 :  암환자 사망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암은 신체 어디에나 생길수 있다. 상대적으로 흔한 암과 희귀 암이 있을 뿐 세포로 이루어진 우리 몸의 어느 부분에서나 암은 생긴다. 암은 세포의 비정상적인 분화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봤을 때 세포로 이루어진 우리 몸 어디에서 든 비정 상적인 분화가 시작되어 그 부분의 기능을 마비시키면 그것이 바로 암의 파괴력이다. 예를 들어 폐에 암이 생겨서 정상폐조직이 점점 없어지고 호흡기능을 하지 못하는 암덩어리가 폐를 먹어간다면 결국 사람은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에 죽게 된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폐가 없어지니까 폐를 이식받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암의 '전이'라는 특성상 림프관과 혈관을 따라 세포가 이동하기 때문에 전이가 되면 사실상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때에 따라 전이가 되어도 수술이 가능하긴 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했을 때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로 치료하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하지만 모든 치료가 100% 효과가 있다는 보장이 없다. 암 자체적인 특성상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잘 반응했다고 해도 약제에 내성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표적치료제에도 내성이 생기고 최근에 나온 면역치료(옵디보, 키트루다 등)나 CAR-T 세포 치료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인류는 아직 암정복을 하지 못한 것이고 모든 암을 치료하는 약제나 기술은 없다. 암이 점점 퍼지다 보면 장기의 기능이 망가지고 우리 몸은 생존하기 어렵다. 

 

2. 암의 합병증 : 암은 그 자체로도 무섭지만 많은 합병증을 가져온다. 염증, 출혈, 전해질 불균형, 장기의 기능 마비등등 암이 불러오는 합병증 또한 무섭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암은 그 덩어리 안에서 스스로 괴사를 일으킨다. 염증이 생기면서 그 물질이 온몸으로 퍼질 수 있다. 또한 암은 덩어리가 점점 커지면서 스스로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혈관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런 암세포가 만들어낸 혈관은 건강하지 못해서 잘 터지기도 하는데 이런 혈관들이 터지면 대량의 출혈을 일으켜 출혈로 위험해지기도 하고 암이 주요 동맥 근처에 자리 잡게 되면 출혈의 위험성은 더 커지게 된다. 그리고 암세포 자체적으로 호르몬 불균형이나 전해질 불균형을 일으켜 칼슘수치가 과다해지거나 일부 전해질 불균형이 심각할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 출혈은 특히 저혈량성 쇼크(피가 모자라면서 혈압이 떨어지며 발생하는 쇼크)의 위험이 있고 염증은 감염성 쇼크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이런 암의 합병증은 보통 병원에서 처치가 가능하지만 근본 원인인 암이 치료가 되지 않는 이상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이런 반복적인 합병증으로 인해 치료시기가 지연된다면 그만큼 암 자체를 치료하는 치료들을 밀릴 수밖에 없다. 

 

3. 치료 부작용 : 모든 치료에는 잠재된 부작용이 있다. 쉽게 말해 타이레놀을 약국에서 사서 먹었는데 우연히 자신이 타이레놀에 알러지가 있어 병원을 가야 할 수도 있는 것처럼 암을 치료하는 여러 가지 방법에도 부작용은 있기 마련이다. 특히 항암치료는 약제별로 부작용이 다양하게 있고 약제 부작용으로 예기치 않게 오랫동안 병원신세를 지거나 부작용 치료로 항암치료의 시기가 늦춰지는 경우가 있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일으키는 항암제도 있으며 면역억제가 큰 항암제의 경우는 항암치료 후 회복기 동안 감염이 생기면서 감염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항암치료 전에도 수술 시 동의서를 받는 것처럼 약제에 대한 설명 후 동의서를 받는다. 

 

 

항암치료 고통과 항암치료의 부작용

 

항암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중에 하나는 항암치료가 아프냐는 질문이다. 항암치료는 보통 정맥주사 아니면 약을 복용하는 것인데 두 방법 모두 아프지 않다. 전혀 느낌이 없을 것이다. 또한 항암제가 들어가자마자 구토를 하거나 머리가 빠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구토는 물론 약이 들어간 그날부터 심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 다음날부터 서서히 있고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항암제 투여 시 부작용을 완화해 주는 약제들이 너무나도 잘 개발되어 나와있고 병원에서 예상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미리 약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치료 당시에 고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암치료 꼭 해야하나 

 

위의 글만을 본다면 항암치료가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완치를 기대할 수 없다고 해서 항암치료가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암이 약제에 잘 반응하고 부작용도 많지 않아 반복적으로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필자가 본 한 환자는 소화기관에 생긴 암이었는데 무려 항암치료를 58차까지 하고 있었다. 2-3주에 한 번씩 항암치료를 받는 것이니 무려 43개월 정도를 같은 약을 맞고 있고 거의 4년이다.  항암치료가 효과도 있어 암의 진행 속도도 늦춰줄뿐더러 약제 부작용도 별로 없어서 계속 같은 약을 맞는 것이다. 비록 완치는 못하고 있지만 혼자 일상생활 가능한 정도로 본인의 삶을 유지하고 있었다. 또한 약제로 암의 사이즈를 줄이는 것은 암으로 인한 통증, 암의 합병증도 줄여준다는 말이기 때문에 단순히 생명 연장일 뿐 아니라 삶의 질향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결론적으로 의료진이 항암치료를 제시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이다.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도 도전해 볼만한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병원에서도 항암치료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면 권하지 않고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완치를 기대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치료법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물어보고 물어봐서 잘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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