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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간호사가 쉽게 설명하는 혈액검사 보는법

by 잡다한박기자 2022. 8. 26.

병원 방문하면 가장 쉽게 하는 검사가 혈액검사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왜 피검사를 했고 결과가 어떤지 자세하게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병원마다 어플이 생기면서 어플로 자신의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본인이 대략적인 혈액검사를 해석할 수 있으면 상당 부분 본인이 본인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페이지에서는 병원에서 자주 하는 피검사 항목에 대해 최대한 자세하면서도 필요한 부분만 쉽게 설명하겠다. 본인은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10년이상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매일 수많은 환자의 피검사 결과를 보고, 해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마다 다 똑같은 단위를 사용하고 있고 필자도 단위까지는 모르기 때문에 단위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CBC (일반 혈액검사)

피속의 구성성분을 숫자로 나타낸 지표이다. 쉽게 말해 피는 면역에 관여하는 백혈구, 몸 곳곳에 산소를 전달하는 적혈구, 출혈을 막아주는 혈소판, 그리고 다양한 응고인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피 속에 각각의 구성 성분이 얼마큼 있는지 그 수치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단순 CBC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만을 간단하게 확인하는것이고, CBC with differential은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이외 비정상 백혈구, 비정상 적혈구, 미성숙 세포, 호중구까지 같이 확인하는 검사다. 호중구란 백혈구 중에서도 면역 1차 방어선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병원에서는 ANC라고 부르며 1300개 이상이 정상이다. 

 

  • 백혈구(WBC:white blood cell): 백혈구 말 그대로 면역 세포다. 정상 백혈구 수치는 4000-10000이다. 이보다 낮다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어 감염에 취약하다는 뜻이고 과도하게 높다면 감염이 있다는 뜻이다. 감염이 발생하면 백혈구의 숫자를 늘려서 감염과 맞서 싸우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혈액암, 림프종 환자의 경우 미성숙한 백혈구 까지 모두 백혈구의 숫자에 포함되거나 감염이 있더라도 백혈구를 만들어 내는 기능 자체가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이 공식이 맞지 않는다. 예를 들면 백혈구 숫자는 정상에 20배에 달하나 비정상 세포가 (blast라고 불림) 90%라면 오히려 이 비정상 세포의 과도한 증식이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병이 있으면서 면역이 저하된 상태이다. 병원에서는 주로 WBC(백혈구)와 함께 ANC(호중구)를 보며 blast가 0% 인지 확인한다. 백혈구 보단 호중구에 집착하며 호중구를 올리기 위해 각종 약물을 투여한다. 참고로 백혈구의 수명은 12시간이기 때문에 수혈이 불가능하다. 
  • 적혈구(RBC: red blood cell): 적혈구는 산소를 싣고 몸 곳곳에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몸 곳곳에 산소가 전달되지 않으면 쉽게 말해 그곳이 썩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적혈구의 갯수 보다는 헤모글로빈(Hb) 수치를 확인하는데 보통 남자는 13, 여자는 12 이상이면 정상이다. 이 헤모글로빈(Hb) 수치가 정상보다 떨어지면 빈혈이 생겼다고 하는 것이고 빈혈이 매우 심한 상태라면 몸 곳곳에 산소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적혈구 수혈이 필요하다. 빈혈 환자들은 얼굴이 하얗고 핏기가 없는데 피 특유의 짙은 빨간색은 적혈구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혈하면 혈색이 즉각적으로 좋아지고 힘이 나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보통 헤모글로빈(Hb) 8 이하면 수혈하는데 최근에는 코로나 감염 우려로 헌혈량이 줄어 피가 부족해서 7 이하면 수혈하는 것으로 그 대상을 좁혔다. 안타까운 일이다.
  • 혈소판(PLT:platelet) : 혈액 응고 인자다. 정상범위는 15만-45만으로 과도한 것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낮은것이 문제인데 보통 5만 이하에서 주의를 요하며 2만 이하에서는 아무런 짓을 하지 않아도 출혈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보통 2만 이하면 혈소판을 수혈하는데 혈소판은 노란색이기 때문에 노란색 백에 든 혈소판이 피라고 이야기하면 놀라는 환자도 있다. 병원에서 혈소판 천 개, 이천 개 이런 환자들이 있는데 이런 환자들은 실제로 가만히 있어도 뇌출혈이 생길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혈소판이 5만 이하라면 대변 보기 위해 힘을 주는 것만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힘을 주면 안 되고 외상을 주의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적혈구보다 혈소판이 더 귀하다. 

PT&APTT(혈액 응고기능)

혈액 구성성분 중에 응고인자의 기능을 확인하는 검사로 피가 얼마나 빨리 굳는지 보는 검사이다. PT는 보통 %로 보는데  정상인과 비교하여 25%의 이하의 수준이라면 마찬가지로 출혈의 위험이 있다. 피검사 결과에 PT: ( )% 이렇게 적혀있다. APTT도 마찬가지로 응고검사이며 정상은 약 33-45초이다. INR이라고 쓰여있는 항목은 이 혈액응고인자를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수치로 표현한 것이며 1.5 미만을 정상으로 본다. 응고인자도 수혈이 가능하다. 간질환 환자들이 수치가 안 좋은 경우가 많다.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INR을 기준으로 약의 용량을 조절한다. 

 

AST/ALT/ALP/Total bilirubin(간 기능 검사, 황달 검사)

  • AST/ALT/ALP : 간 기능을 보는 검사이다. 간수치라고 많이 하는데 정상이 순서대로 40 미만/40 미만/120 미만이다. ALP보다는 AST/ALT가 간 기능과 더 밀접하여 이 두 가지 항목을 더 따지는데 이 수치가 올라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간 손상이 왔다고 보면 된다. 술을 매일 마신다거나▷간이 술을 매일 해독하느라 힘들어함, 약초 달인 물을 먹는다거나▷약초물을 해독하느라 힘들어함, 아니면 간질환이 있다거나, 복용하는 약물이 간을 손상시키고 있다는 등등 간이 무리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수치가 올라가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고 술이나 민간요법, 영양제등 등 먹는 약을 확인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수많은 약제를 사용하고 있고 그런 약들은 간에서 대사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약의 작용으로 혹시 간이 손상되지는 않는지 피검사를 통하여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약은 쓰지도 않는데 간수치가 막 AST/ALT 200/200  이렇다면 간 질환을 의심할 것이다. 
  • Total bilirubin(황달수치) : 정상은 1 미만이다. 빌리루빈은 쉽게 말해 죽은 적혈구의 잔해인데 간에서 빌리 루민이 대사 되어 담즙이 만들어지고 담즙이 배출되면 빌리루빈 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간 손상으로 빌리루빈 대사가 안되거나,  담즙이 배출되지 못하고 그 길목이 꽉 막히면 황달수치가 올라가고 그러면 얼굴이 누렇게 뜨고 소변도 짙은 노랑-갈색으로 나오는 황달이 생기는 것이다.  황달수치가 올라간 원인이 뭔지 파악해서 그게 간 손상이라면 간 치료를 하고 담즙이 지나가는 길이 막혀서 그런 거라면 그 길을 시술로 뚫어준다. 
BUN/Cr.(혈액 요소 질소/크레아티닌 농도)

이 두 가지 수치는 신장기능을 평가하는 수치이다. 임상적으로는 BUN은 정상이 10-26, Cr.(크레아티닌)은 1 전후이다. 임상적으로는 Cr.를 더 중요시 여기는데 두가지 수치는 신장의 기능과 반비례하기 때문에 수치가 올라가면 신장기능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만성적인 신장기능 저하가 있는 환자가 아니면 Cr. 가 2만 되어도 상당이 높다고 평가된다. 수치가 올라가는 원인은 탈수, 감염, 신장 자체의 질환이며 어떠한 원인으로 신장기능이 떨어졌던 기능이 저하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흔히 요독증(소변으로 배출되야 할것이 몸에 쌓이면서 문제를 일으킴)이 나타나기 때문에 투석을 하던, 원인질환을 치료하던 처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신부전증으로 오랜기간 투석하고 있는 환자들은 Cr.가 3-4 인 경우도 흔하다. 

 

Electrolyte (전해질 수치)

혈액 중에 있는 극소량의 미네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전해질 수치는 신장에서 조절하기 때문에 신장기능이 나쁘면 조절이 잘 안 된다. 너무 높으면 약으로 빼내고 너무 낮으면 보충한다. Na, K, Cl을 세트로 검사한다.

  • Na(나트륨): 수치가 너무 낮아도, 너무 높아도 문제가 되는데 120 미만으로 너무 낮으면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고농도 나트륨 수액으로 교정한다. 암환자들에게 간혹 나타나는 합병증 중 하나이다. 145 이상으로 높으면 저 농도의 포도당 수액으로 배출을 촉진한다. 정상에서 2-3 차이 나는 것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 K(칼륨): 근육 운동에 관여하는 미네랄로 수치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심장도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K 수치가 비정상이면 심장운동에 문제가 생기고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정상은 3.5-5.3으로 병원에서도 세밀하게 조정한다. 0.1 정도는 정상에서 벗어나도  보통은 크게 영향이 없으나 되도록이면 낮으면 보충하고 높으면 빼서 정상으로 돌아오는지 확인한다. 
  • Cl(염소): Na와 함께 증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원에서 거의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 외 병원에서 많이 하는 검사

 

  • albumin(알부민): 단백질의 한 종류로 환자의 영양상태 평가 시 혈중 단백질과 함께 가장 많이 확인한다. 정상인은 대개 3.5 이상의 혈중 농도를 보이지만 심한 영양결핍 환자나 간질환으로 혈중 알부민 농도를 잘 유지하지 못하면 3.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고 이런 저 알부민 상태는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다리가 붓거나 복수가 찰 수도 있다. 수치 3.0 미만에서는 보험적용을 받아 알부민을 투약받을 수 있다. 비보험이면 상당히 비싸다고 한다.
  • Lactic acid(젖산): 이 검사는 대개 중환자들에게서 많이 평가한다. 갓 중환자실에서 병실로 온 환자나 환자의 상태가 나빠질 때 꼭 챙기는 검사이다. 몸에 산소가 부족하면 몸의 각 부분에서는 에너지를 만들 때 산소를 이용한 에너지 생성(이것이 정상적인 방식이다) 대신에 산소가 필요 없는 다른 형태로 에너지를 만들고 거기서 나오는 물질이 젖산이다. 젖산의 농도가 높아지면 우리 몸에 어떠한 형태든 저 산소증이 왔다는 뜻이기 때문에 상태가 안 좋음을 말한다. 
  • CRP(염증 수치): 감염이 됐을 때 보통 올라간다고 한다. 하지만 감염이 발생하고 뒤늦게 올라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급성 감염 상태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도 있다. 감염 치료를 하는 동안에 중간중간 CRP 농도를 체크하며 감염이 호전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용도 정도로 쓰인다. 

 

이 정도가 대강 병원에서 하는 검사이다. 적다 보니 이 정보들은 건강검진을 한 정상인보다는 환자, 환자인 가족이 보기에 더 유용하다는 생각이다. 단 걱정되는 것은 하나의 단편적인 정보만 가지고 판단하지 말고 이 설명은 이해를 돕는 용도로 사용하고 자세한 내용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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