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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교대제 개선 시범 사업- 간호사 유연 근무제- 현직 간호사의 생각은?

잡다한박기자 2023. 12. 23. 17:13

이전부터 입원 환자를 돌보는 병동 간호사는 삼 교대 근무가 기본이었다. 한 달마다 배정받는 스케줄에 따라 생활하는 것이다. 금지 패턴은 있지만 특별한 규칙은 없다. 병원에 따라 약간의 교대시간은 다르지만 주간(Day: 7am-3pm), 초번(Evening: 3pm-11pm), 야간(Night: 11pm-7am) 이렇게 세 타임의 근무가 맞물리며 돌아간다. 따라서 달라지는 근무 시간에 생체리듬을 맞춰야 하고 고된 근무강도까지 더해지며 말 그대로 극한 직업으로 불렸다. 이로 인해 숙련된 간호사는 병원에서 더더욱 귀해지고 이직률, 퇴사율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국가에서는 이점을 문제로 인식하면서 국가사업에 간호사 교대제 개선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23년 12월 현재 확대 적용하여 유지하고 있다. 간호사 입장에서 보면 인력이 늘어나는 것이니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간호사 유연 근무제

 

간호사 근무제도의 문제점은 계속 있었지만 개선에 대한 의지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환자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의료질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 인식되면서 비교적 여유가 있는 대형 병원 중심으로 근무제 개선에 대한 의지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서울 삼성병원에서는 4-5년 전부터 근무제도의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해 일명 ACE팀(acknowleged care expert team)을 도입하고 2교대 도입, 3가지 근무형태 중 2가지로 고정, 야간 전담 간호사 운영 등 그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ACE팀의 발생 배경이다. 3교대 근무 중 아픈 간호사가 발생하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근무를 나올 수 없을 경우에는 인력에 공백이 발생한다. 그러면 그 병동내 간호사 중에 1명이 근무를 나와야 하는데 그러면 그 간호사의 스케줄은 변경될 수밖에 없고 결국 병동 간호사 중 누군가는 휴일이 하루 없어지는 셈이다. 자리를 비우면 내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이 환자의 약은 정해진 시간에 줘야 한다. 그렇다고 한 명의 간호사가 2배의 환자를 부담하는 건 환자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투약의 오류는 환자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악순환을 피하기 위해 마련한 팀이 ACE팀인데 경력 간호사들을 모아 팀을 구성해 병동에 결원이 생기면 지원을 나가는 것이다. 이로써 병동에서는 결원이 생기면 병동 간호사의 스케줄을 변경하는 것이 아닌 단순 지원요청을 통해서 그 인력 공백을 해소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다른 근무자들은 예정된 스케줄대로 근무할 수 있다. 실로 이것은 엄청난 안정감이다. 내가 나의 휴일에 맞춰 일정을 짜놨는데 이것이 하루아침에 바뀌게 된다면 참 그 기분은 말로 할 수 없고 더군다나 휴일을 하나 뺏기게 된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부정적인 면을 ACE팀이 해결해 주는 것이다. 

 또한 ACE팀 운영 이외에도 Day+Night 조합, Evening+Night 조합, Day+Evening조합, Night 전담, 2교대 근무 등 병동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근무를 신청하고 운영한다. 간호사 성향에 따라 특정한 업무시간은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개개인의 성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개의 불규칙한 패턴에서 그중 하나라도 없앴으니 그 만족도는 상당하다. 업무에 대한 만족도는 곧 이직률, 퇴사율에 영향을 미친다. 

 

정부 주도 교대제 개선 시범사업

2023년 6월 발표한 보건복지부 간호사 교대제 시범사업 개요
2023년 6월 발표한 보건복지부 간호사 교대제 시범사업 개요

 

 지금은 정부 주도로 이런 교대제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내용에 보면 [야간 전담 간호사 기본 배치, 대체 간호사 배치 지원, 병동추가 간호사 배치 지원]이라는 항목이 있다. 쉽게 말하면 병동에 여유인력을 배치하겠다는 말이다. 여유 인력을 배치함과 동시에 [교육 전담 간호사 지원]도  같이 하면서 병동내 신규간호사 교육에 대한 부담감을 일부 끌어간다는 것이다. 이런 병원의 인력 활용을 객관적인 지표로 평가하여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인건비의 최소 90%를 지급받을 수 있으며 평가를 잘 대비하여 좋은 결과를 내놓는다면 지원금의 110%까지 수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병원이 참여 원하고 있는 현실이다. 

 

시범사업의 한계 현직 간호사가 느끼는 현장은?

 

물론 현장에서는 환영이다. 이제 대체 인력팀이 없어지면 근무를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근무 스케줄이 안정적이라 너무 좋다는 분위기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그때 지원인력을 100%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원팀의 인력 또한 한정적이기 때문에 동시 다발적으로 여러 부서에서 요청이 들어온다면 모두 커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어느 부서는 스케줄을 또 바꿔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정부주도 교대제 시범 사업은 말 그대로 시범사업이다. 이 시범사업에는 일부 병동만 포함된다. 병원 전체의 모든 병동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혜택을 받지는 못한다는 것이며 시범사업에는 세금이 사용된다. 이런 사업이 예산을 받고 정식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그 장애물은 아직 많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다는 것,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만으로도 정 말고 고무적인 일이다.